캡테이블(cap table)은 주주별로 주식을 몇 주 갖고 있고 지분율이 몇 %인지 정리한 표입니다. 표 자체는 단순한데, 주니어 때 가장 많이 틀리는 계산이 여기서 나옵니다. 특히 스톡옵션(직원이 정해진 가격에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과 전환사채(CB,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사채)가 있는 회사는 지금 발행된 주식만 세는지, 앞으로 늘어날 주식까지 세는지에 따라 지분율이 달라집니다. 요즘은 엑셀이나 AI가 계산을 대신 해 주지만, 무엇을 분모에 넣을지는 결국 사람이 정해야 합니다. 가정한 숫자로 처음부터 따라가 보겠습니다.
프리머니와 포스트머니부터
프리머니는 투자금이 들어오기 직전의 회사 지분가치이고, 포스트머니는 여기에 회사로 들어오는 신주 투자금을 더한 금액입니다. 캡테이블에서 필요한 건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간 주당 가격입니다. 주당 가격이 정해져야 투자자가 받을 주식 수가 나옵니다.
창업자가 100,000주를 전부 가진 회사가 프리머니 20억원에 5억원을 투자받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 주당 가격 | 프리머니 20억원 ÷ 100,000주 |
| = 20,000원 | |
| 신주 수 | 투자금 5억원 ÷ 20,000원 |
| = 25,000주 | |
| 투자자 지분율 | 25,000주 ÷ 125,000주 |
| = 20% |
투자금 5억원을 포스트머니 25억원으로 나눠도 똑같이 20%가 나옵니다. 주당 가격도 지분율도 발행주식 기준으로 계산했기 때문에 두 방식의 답이 같습니다.
스톡옵션과 CB가 생기면 답이 둘이 됩니다
이 회사가 그 뒤 직원들에게 스톡옵션 15,000주(행사하면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를 줬고, 원금 8억원을 주당 80,000원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CB도 발행했다고 하겠습니다. CB가 전부 전환되면 8억원을 80,000원으로 나눈 10,000주가 늘어납니다. 아직 주식은 아니지만 나중에 주식이 될 수 있는 것들이고, 이런 잠재주식까지 전부 주식이 됐다고 가정하고 계산한 지분율을 완전희석(fully diluted) 지분율이라고 부릅니다. 아래 계산에서는 전환가가 바뀌지 않고 옵션을 더 주지도 않는다고 가정합니다.
| 구분 | 주식 수 |
|---|---|
| 창업자 | 100,000주 |
| 시드 투자자 | 25,000주 |
| 발행주식 합계 | 125,000주 |
| 스톡옵션(미행사) | 15,000주 |
| CB 전환 시 | 10,000주 |
| 완전희석 합계 | 150,000주 |
이 상태에서 다음 투자자가 프리머니 120억원에 30억원을 넣습니다. 포스트머니가 150억원이니 지분율은 20%라고 바로 말하고 싶어지는데, 주당 가격을 어느 주식 수로 나눴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 발행주식 기준 주당 가격 | 120억원 ÷ 125,000주 |
| = 96,000원 | |
| 발행주식 기준 신주 수 | 30억원 ÷ 96,000원 |
| = 31,250주 | |
| 완전희석 기준 주당 가격 | 120억원 ÷ 150,000주 |
| = 80,000원 | |
| 완전희석 기준 신주 수 | 30억원 ÷ 80,000원 |
| = 37,500주 |
| 새 투자자 지분율 | 96,000원에 31,250주 | 80,000원에 37,500주 |
|---|---|---|
| 발행주식 기준 | 20.00% | 23.08% |
| 완전희석 기준 | 17.24% | 20.00% |
같은 프리머니 120억원, 같은 투자금 30억원인데 받는 주식이 6,250주 차이 납니다. 왼쪽 31,250주로 계약했을 때 17.24%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면 이렇습니다.
| 발행주식 기준 | 31,250주 ÷ (125,000주 + 31,250주) |
| = 20.00% | |
| 완전희석 기준 | 31,250주 ÷ (150,000주 + 31,250주) |
| = 17.24% |
지금은 20%지만 옵션이 행사되고 CB가 전환되면 17.24%가 되는 계약입니다. 가격을 완전희석 주식 수로 나누면 새 투자자가 주식을 더 받고 기존 주주 지분은 그만큼 더 줄어듭니다. 이미 정한 가격을 두고 표에 적는 기준만 바꾸는 것과는 다른 얘기입니다. 그래서 밸류 숫자만 듣고 지분율을 말하면 안 되고, 그 밸류가 어느 주식 수를 기준으로 한 것인지부터 맞춰야 합니다.
투자 후 캡테이블을 두 줄로 적어 보면
완전희석 기준 80,000원에 37,500주를 발행했다고 하고, 투자 후 표를 발행주식 기준과 완전희석 기준으로 나란히 적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 주주 | 주식 수(잠재주식 포함) | 발행주식 기준 | 완전희석 기준 |
|---|---|---|---|
| 창업자 | 100,000주 | 61.54% | 53.33% |
| 시드 투자자 | 25,000주 | 15.38% | 13.33% |
| 새 투자자 | 37,500주 | 23.08% | 20.00% |
| 스톡옵션(미행사) | 15,000주 | 해당 없음 | 8.00% |
| CB 전환 시 | 10,000주 | 해당 없음 | 5.33% |
| 합계 | 발행 162,500주 / 완전희석 187,500주 | 100.00% | 100.00% |
(지분율은 소수 셋째 자리에서 반올림해 둘째 자리까지 표시했습니다. 완전희석 기준의 표시 지분율을 더하면 99.99%이지만 반올림 전 합계는 100%입니다. 발행주식 기준의 분모는 162,500주, 완전희석 기준의 분모는 187,500주입니다.)
창업자 지분이 61.54%로 보이느냐 53.33%로 보이느냐는 같은 회사를 두고도 8%p 넘게 차이가 납니다. 다음 투자에서 창업자 지분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이야기할 때, 발행주식만 센 숫자인지 옵션 행사와 CB 전환까지 가정한 숫자인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주 틀리는 곳
분모에서 잠재주식을 빼먹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주주명부에는 발행된 주식만 나오기 때문에, 주주명부만 보고 표를 만들면 옵션과 CB가 모두 빠집니다. 등기부등본, 스톡옵션 부여 내역, CB·전환우선주 계약서를 같이 받아서 봐야 합니다.
CB 전환 주식 수를 대충 넣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환 주식 수는 원금을 전환가로 나눈 값인데, 전환가를 낮추는 조항(리픽싱)이 붙어 있으면 이 숫자가 바뀔 수 있습니다. 계약서의 전환가 조정 조건과 그동안 조정된 내역을 같이 확인해서, 표를 만드는 날 적용되는 전환가로 계산합니다.
스톡옵션을 어디까지 넣을지 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미 부여한 것만 넣는지, 앞으로 줄 몫으로 남겨 둔 것까지 넣는지에 따라 분모가 달라집니다. 투자조건서와 계약서에 적힌 가격 산정 기준을 확인하고, 표에도 어디까지 넣었는지 적어 둡니다. 회사와 투자자가 같은 기준으로 보고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표를 다 만들고 확인할 것
지분율 합계가 100%인지, 주당 가격에 신주 수를 곱한 값이 투자금과 맞는지 먼저 봅니다. 그다음 발행주식 기준과 완전희석 기준 두 줄을 나란히 적어 둡니다. 투자심의위원회(투심위)에서 완전희석 기준으로는 몇 %냐는 질문이 나왔을 때, 무엇을 넣고 계산했는지와 함께 바로 답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엑셀이나 AI에 계산을 맡길 때도 순서는 같습니다. 주주명부, 스톡옵션 부여 내역, CB 계약서에서 주식 수를 먼저 한 표로 모으고, 가격을 어느 주식 수 기준으로 잡을지 정한 다음 계산을 시킵니다. 결과가 이상하면 계산식보다 넣어 준 주식 수에 빠진 것이 없는지부터 다시 보는 편이 빠릅니다.
(이 글의 회사와 숫자는 설명을 위해 가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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