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을 다녀와 등기사항증명서를 뗐을 때 을구에서 가장 많이 오해받는 칸이 채권최고액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채권최고액은 이 집에 남은 채무가 아니라 근저당권이 담보하는 한도입니다.
을구가 무엇을 적는 칸인지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15조 제2항은 등기기록에 표제부와 갑구, 을구를 두도록 정합니다. 부동산의 표시는 표제부에, 소유권에 관한 사항은 갑구에, 소유권 외의 권리는 을구에 들어갑니다. 근저당권과 전세권이 을구에 기록되는 이유입니다.
1. 채권최고액은 잔액이 아니라 한도입니다
이 한도가 어디서 나오는지는 민법에 적혀 있습니다. 민법 제357조 제1항은 저당권을 담보할 채무의 최고액만 정하고 채무의 확정을 장래에 보류하여 설정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것이 근저당이고, 이어서 확정될 때까지의 채무 소멸이나 이전은 저당권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덧붙입니다. 대출을 갚아 나가도 등기는 그대로 남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같은 조 제2항이 하나를 더합니다. 채무의 이자는 최고액 중에 산입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입니다. 이자와 지연손해금까지 그 한도 안에서 담보하므로 최고액은 처음부터 대출 원금보다 크게 설정됩니다. 최고액과 원금의 비율은 대출기관과 상품에 따라 다르고 법이 정한 값은 없습니다.
등기부에 무엇이 적히는지를 보면 차이가 더 분명해집니다. 부동산등기법 제75조는 저당권과 근저당권의 기록 사항을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
| 구분 | 등기부에 적히는 금액 | 함께 적히는 것 | 근거 |
|---|---|---|---|
| 저당권 | 채권액 (실제 채권 금액) | 채무자, 변제기·이자는 약정이 있을 때 | 제75조 제1항 |
| 근저당권 | 채권의 최고액 (담보 한도) | 채무자, 존속기간은 약정이 있을 때 | 제75조 제2항 |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근저당권으로 설정되므로 을구에서 보시는 숫자는 아래 줄입니다. 그래서 다음 계산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숫자를 하나 넣어 보겠습니다.
설정 당시 대출 원금 3억원 → 을구 채권최고액 3억 6,000만원
2년 뒤 원금 1억원 상환 → 을구 채권최고액 3억 6,000만원 (그대로)
전액 상환 원금 0원 → 말소등기 전까지 3억 6,000만원 (그대로)
→ 남은 대출이 3억 6,000만원인가? 아니다
→ 최고액을 나눠 원금을 역산할 수 있나? 불가능하다
이유 셋
① 최고액에는 이자와 지연손해금이 들어 있다 (민법 §357②)
② 최고액과 원금의 비율은 대출기관·상품마다 다르다
③ 원금을 얼마나 갚았는지는 등기부에 반영되지 않는다 (민법 §357①)
등기부만으로는 남은 채무를 알 수 없습니다. 정확한 잔액은 채권자가 발급하는 부채증명서로만 확인됩니다.
그 증명서는 채무자 본인만 발급받을 수 있으므로 매도인이나 임대인에게 요청하셔야 합니다. 계약 전에 받아 두면 잔금일에 말소 자금이 얼마나 필요한지도 그 숫자로 계산됩니다.
2. 순위번호와 접수번호는 쓰임이 다릅니다
그다음은 순위입니다. 부동산등기법 제4조 제1항은 같은 부동산에 등기한 권리의 순위를 등기한 순서에 따르도록 정합니다. 실무에서 걸리는 곳은 제2항입니다. 같은 구에서 한 등기끼리는 순위번호로, 다른 구에서 한 등기끼리는 접수번호로 순서를 정합니다.
따라서 을구 안에서 근저당권 둘의 앞뒤를 따질 때는 순위번호만 보시면 됩니다. 다만 갑구의 가압류와 을구의 근저당권처럼 구가 다르면 순위번호를 나란히 놓아도 의미가 없습니다. 이때는 각 등기의 접수번호를 찾아 비교하셔야 합니다. 선순위 채권 규모를 셀 때 가장 자주 틀리는 부분입니다.
3. 말소 표시와 증명서 두 종류
이 표시에도 근거 규정이 있습니다. 부동산등기규칙 제116조 제1항은 등기를 말소할 때 말소의 등기를 한 후 해당 등기를 말소하는 표시를 하도록 정합니다. 증명서에 취소선으로 출력되는 것이 이 표시이고, 선이 그어진 등기는 지금 효력이 없습니다.
문제는 증명서 종류입니다. 부동산등기규칙 제29조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말소사항 포함과 현재 유효사항 두 가지로 나눕니다. 현재 유효사항으로 떼면 과거에 설정됐다가 말소된 근저당 이력이 보이지 않습니다. 설정과 말소가 반복된 이력은 그 자체로 읽을 거리가 있으므로, 계약 전에는 말소사항 포함으로 떼시면 됩니다.
하나 더 있습니다. 부동산등기규칙 제30조 제2항은 신탁원부와 공동담보목록을 그 사항의 증명도 함께 신청하는 뜻의 표시가 있는 경우에만 증명서에 포함해 발급하도록 정합니다. 신청하지 않으면 나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갑구에 신탁등기가 있거나 을구 근저당에 공동담보 표시가 있으면 두 서류를 같이 신청하셔야 합니다. 같은 근저당이 다른 부동산에도 걸려 있는지는 공동담보목록에서만 보입니다.
4. 을구가 비어 있을 때와 채무자가 다를 때
그런데 을구에 기록이 하나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부동산등기규칙 제30조 제1항은 등기기록 중 갑구 또는 을구의 기록이 없을 때 증명문에 그 뜻을 기록하도록 정하는데, 검색창에 자주 올라오는 「을구 기록사항 없음」이 이 문구입니다. 소유권 외의 권리가 하나도 설정돼 있지 않다는 뜻이므로 담보대출도 전세권도 없는 상태입니다. 다만 그것으로 안전이 확인되는 것은 아닙니다. 가압류와 가처분, 압류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이라 갑구에 기록되므로 갑구를 함께 여셔야 합니다.
반대로 근저당권이 있다면 금액 옆의 채무자 칸을 같이 보셔야 합니다. 부동산등기법 제75조 제2항 제2호는 근저당권 등기에 채무자의 성명 또는 명칭과 주소를 기록하도록 정합니다. 소유자와 채무자가 다른 경우가 이 칸에서 드러납니다. 다른 사람의 채무를 위해 이 부동산이 담보로 제공됐다는 뜻이므로 계약 전에 사정을 확인하셔야 합니다. 같은 항 제4호는 존속기간을 약정이 있을 때 기록하도록 정하므로, 기간이 적혀 있으면 그 만료 시점도 함께 보시면 됩니다.
을구에 근저당권만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소유권 외의 권리는 모두 이 칸에 기록됩니다.
- 근저당권: 채권최고액과 채무자가 함께 기록됩니다
- 전세권: 앞선 전세권이 있으면 순위번호가 근저당권보다 앞설 수 있습니다
- 지상권·임차권등기: 사용에 관한 권리라 금액이 아니라 존속기간을 봅니다
금액만 세지 마시고 권리의 종류와 순위를 함께 확인하시면 됩니다.
임장을 다녀와 을구를 열었을 때 이 순서로 보시면 됩니다.
- 증명서를 말소사항 포함으로 뗐는가
- 취소선이 없는 등기만 남기고 세었는가
- 채권최고액을 잔액으로 읽지 않았는가
- 을구끼리는 순위번호, 갑구와 비교할 때는 접수번호로 봤는가
- 신탁등기·공동담보 표시가 있으면 신탁원부와 공동담보목록을 같이 신청했는가
- 정확한 잔액이 필요하면 부채증명서를 요청했는가
참고 법령
- 민법 제357조(근저당)
- 부동산등기법 제4조(권리의 순위)
- 부동산등기법 제15조(물적 편성주의)
- 부동산등기법 제75조(저당권의 등기사항)
- 부동산등기규칙 제29조(등기사항증명서의 종류)
- 부동산등기규칙 제30조(등기사항증명서의 발급방법)
- 부동산등기규칙 제116조(등기의 말소)
본 글은 공개된 법령을 바탕으로 제도를 설명한 것이며, 특정 물건이나 지역의 가격·전망에 관한 판단이 아닙니다. 작성자의 주관적 판단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적용 시 최신 내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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