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비슷해서 헷갈리기 쉬운데, 소규모합병과 간이합병은 생략되는 주총이 정반대입니다. 하나는 존속회사 주총을 생략하고 다른 하나는 소멸회사 주총을 생략합니다. 그래서 요건도, 소수주주에게 남는 방어 수단도 반대 방향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어느 쪽 주총을 생략하느냐가 전부이니, 나란히 놓고 보겠습니다.
| 구분 | 소규모합병 | 간이합병 |
|---|---|---|
| 생략되는 주총 | 존속회사 | 소멸회사 |
| 보호 대상 | 존속회사 주주 | 소멸회사 주주 |
| 근거 | 상법 제527조의3 | 상법 제527조의2 |
표에서 대칭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존속회사의 주총을 생략하려면 존속회사 주주가 입을 영향이 작아야 하고, 소멸회사의 주총을 생략하려면 소멸회사 주주의 의사가 이미 확인돼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요건이 각각 지분 비율로 설계돼 있습니다.
소규모합병의 요건은 무엇입니까?
합병 후 존속하는 회사가 합병으로 인하여 발행하는 신주 및 이전하는 자기주식의 총수가 그 회사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0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존속하는 회사의 주주총회의 승인은 이를 이사회의 승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 다만, (…) 소멸하는 회사의 주주에게 제공할 금전이나 그 밖의 재산 (…) 의 가액이 존속하는 회사의 최종 대차대조표상으로 현존하는 순자산액의 100분의 5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상법 제527조의3 제1항)
요건이 둘입니다. 본문의 10% 요건은 지분 희석의 상한이고, 단서의 교부금 5% 요건은 자산 유출의 상한입니다. 그럼 단서를 왜 뒀을까요? 신주를 조금만 발행하고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면 지분 희석은 없지만 회사 재산이 크게 유출됩니다. 주주 입장에서 손실 구조는 같은데 주총만 생략할 수 있게 되니, 그런 편법을 막아 둔 것입니다.
그런데 조문에서 눈여겨볼 표현이 하나 더 있습니다. 신주뿐 아니라 "이전하는 자기주식"까지 합산한다는 대목입니다. 보유하던 자기주식을 합병 대가로 넘기면 신주 발행은 없지만 유통주식은 늘어나니 함께 셉니다.
20%가 반대하면 합병이 무산됩니까?
요건을 갖췄다고 곧바로 진행되지는 않습니다. 공고와 대기 기간이 이어지는데, 이 절차는 소수주주에게 반대할 시간을 주려고 둔 것입니다.
- 합병계약서 기재: 주총 승인 없이 합병한다는 뜻을 적습니다 (제2항)
- 공고 또는 통지: 소멸회사 상호·본점, 합병일, 주총 미승인 취지를. 계약서 작성일부터 2주 내
- 서면 반대: 발행주식총수 20% 이상 주주가 공고·통지일부터 2주 내에
20% 이상이 기간 안에 서면으로 반대하면 소규모합병으로는 진행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경우 특례를 못 쓸 뿐입니다. 회사는 통상의 절차에 따라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받으면 합병 자체는 가능합니다. 무산되는 것은 합병이 아니라 간소화 절차입니다. 그럼 반대한 주주는 주식을 사 달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제5항이 합병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조항(제522조의3)의 적용을 배제합니다. 저는 이 배제가 제도의 균형점이라고 봅니다. 20% 요건으로 거부권을 준 대신, 회사 자금이 유출되는 청구권은 주지 않은 것입니다.
간이합병의 요건은 무엇입니까?
합병할 회사의 일방이 합병후 존속하는 경우에 합병으로 인하여 소멸하는 회사의 총주주의 동의가 있거나 그 회사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90이상을 합병후 존속하는 회사가 소유하고 있는 때에는 (…) 소멸하는 회사의 주주총회의 승인은 이를 이사회의 승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
(상법 제527조의2 제1항)
요건이 둘로 갈리고, 어느 쪽이냐에 따라 뒤 절차와 소수주주 보호가 달라집니다. 정작 실무에서 비용을 좌우하는 것은 요건 충족 여부가 아니라 이 차이입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어느 쪽에 남습니까?
| 유형 | 공고·통지 | 주식매수청구권 |
|---|---|---|
| 총주주 동의 | 면제 (제2항 단서) | 반대할 주주가 없음 |
| 90% 이상 보유 | 계약서 작성일부터 2주 내 | 잔여 주주가 행사 가능 |
90% 보유형에는 최대 10%의 소수주주가 남아 있습니다. 이들은 주총에서 반대할 기회를 잃었으니 주식매수청구권으로 회수 경로를 보장받는 구조입니다. 앞의 소규모합병에서는 청구권을 배제했는데 여기서는 남겨 둔다는 점, 이것이 두 제도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둘이 동시에 적용되면 어떻게 됩니까?
당연히 둘이 겹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모회사가 90% 이상 지분을 가진 소규모 자회사를 흡수하는 상황을 보겠습니다. 소멸회사 쪽은 간이합병 요건을, 존속회사 쪽은 소규모합병 요건을 각각 채우니 양쪽 주총이 모두 생략되고 이사회 결의만으로 진행됩니다.
물론 그룹 내 계열사 정리나 지배구조 단순화가 대체로 이 형태입니다. 다만 절차가 간소해진 만큼 주주에게 정보가 전달되는 경로가 공고와 통지 하나로 줄어들어서, 기한을 놓치면 절차 하자로 다퉈질 여지가 생깁니다.
그래서 합병 공시를 읽을 때 저는 어느 쪽 주총이 생략됐는지부터 봅니다. 제도의 이름이 아니라 그 한 줄이 나머지 요건을 전부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 주주를 보호하려는 제도인지만 파악하면 나머지는 이 다섯 칸으로 확인됩니다.
- 소규모합병: 신주와 이전하는 자기주식의 합계가 존속회사 발행주식총수의 10% 이하인가
- 소규모합병: 소멸회사 주주에게 줄 교부금이 존속회사 순자산액의 5% 이하인가
- 공고·통지를 합병계약서 작성일부터 2주 안에 했는가
- 공고·통지일부터 2주 안에 20% 이상의 서면 반대가 없었는가
- 간이합병: 총주주 동의형인가, 90% 보유형인가. 후자면 잔여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이 남습니다
참고 법령
(분석의 성격과 한계) 본 글은 공개된 법령을 바탕으로 제도를 설명한 것입니다. 작성자의 주관적 판단이 포함될 수 있으며, 특정 시점의 자료를 기준으로 하므로 실제 현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법령은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적용 시 최신 내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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