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회계사의 실무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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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금융·M&A/합병·분할

합병가액 산정 기준 개정: 산식 적용 범위와 이사회 의견서

All day Biz 2026. 9. 7. 11:53

합병가액 규제는 최근 두 방향으로 동시에 움직였습니다. 한쪽으로는 법정 산식이 적용되는 범위를 축소하고, 다른 쪽으로는 절차 의무를 새로 추가했습니다. 산식으로 통제하던 것을 문서로 통제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입니다. 무엇이 완화됐고 무엇이 강화됐는지를 순서대로 보겠습니다 (2026. 9. 기준 시행령입니다).


완화된 것: 산식이 적용되는 범위

종전에는 상장사가 관여하기만 하면 적용됐습니다

지금 조문은 이렇게 돼 있습니다.

주권상장법인(기업인수목적회사는 제외한다)이 그 계열회사(계열회사가 아닌 법인 중 합병을 위한 이사회 결의일부터 최근 1년 이내에 계열회사의 관계에 있었던 법인을 포함한다)와 합병하려는 경우 또는 주권상장법인인 기업인수목적회사가 다른 법인과 합병하려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방법에 따라 산정한 합병가액에 따라야 한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76조의5 제1항)

문언에서 "그 계열회사와" 라는 한정이 핵심입니다. 종전에는 상장법인이 관여하기만 하면 산식이 적용됐는데, 지금은 계열회사 간 합병과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으로 대상이 축소됐거든요.

비계열사 간 합병은 법정 산식의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계열이 아니면 된다"가 아닙니다

괄호 안 확장 규정을 함께 보시면 취지가 드러납니다. 이사회 결의일부터 최근 1년 이내에 계열관계였던 법인은 지금 계열이 아니어도 계열회사로 봅니다. 합병 직전에 계열에서 분리해 규제를 피하는 경로를 미리 막아 둔 거죠.

그럼 비계열사 간에는 자유롭게 정해도 될까요? 산식이 없어졌을 뿐입니다. 이사의 선관주의의무는 그대로고, 불공정한 비율로 주주에게 손해를 입히면 책임 문제가 남습니다.

사실 근거 산식이 사라진 만큼 협상 과정을 설명할 부담은 오히려 커졌습니다. 예전에는 "법이 정한 대로 했다"가 방어였는데, 이제는 왜 그 가격이 적정한지를 스스로 대야 하니까요.


강화된 것: 남은 산식과 새 절차

대신 이사회 의견서가 들어왔습니다

산식 적용을 줄인 대신 절차 의무가 추가됐습니다.

주권상장법인이 다른 법인과 합병을 하려는 경우에는 합병에 관한 이사회 결의 이전에 다음 각 호의 사항에 관한 이사회 의견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 경우 이사회 의견서에 이사 전원이 기명날인 또는 서명해야 한다.

  1. 합병의 목적 및 기대효과
  2. 합병가액의 적정성
  3. 합병비율 등 거래조건의 적정성
  4. 합병에 반대하는 이사가 있는 경우 합병에 반대하는 사유
    (시행령 제176조의5 제6항)

조항 자체는 짧은데 눈에 띄는 게 셋입니다.

  • 작성 시점이 이사회 결의 이전: 결의하고 나서 정당화 문서를 만드는 걸 막아 뒀습니다
  • 이사 전원의 서명: 한 명이 대표로 처리할 수 없습니다
  • 반대 사유까지 기재: 반대한 이사가 있으면 그 이유를 남깁니다

물론 서류 한 장이 판단의 질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반대 의견이 문서로 남고 전원이 이름을 걸게 되면 이사 개개인의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죠. 그리고 이 조항은 상장법인이 다른 법인과 합병하는 경우 전반에 적용됩니다. 계열 여부를 안 가립니다.

남은 산식은 어떻게 생겼나

계열사 간이나 스팩 합병이라 산식이 적용된다면, 상장법인 간에는 기준시가를 씁니다.

기준시가   (최근 1개월 거래량가중평균종가 + 최근 1주일 거래량가중평균종가 + 최근일 종가) ÷ 3
합병가액   기준시가 × (1 ± 10%) ※ 기업인수목적회사는 ± 30%
요소 내용
기산일 이사회 결의일과 합병계약 체결일 중 앞선 날의 전일
산정 최근 1개월·1주일 평균종가와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
가중 앞의 두 평균종가는 거래량 가중
조정 기준시가 기준 ±10% (기업인수목적회사는 ±30%)

배당락이나 권리락이 산정기간 중에 있고 그날부터 기산일까지 7일 이상이면 그 기간의 평균종가를 씁니다. 배당락 전후 가격을 섞으면 기준이 왜곡되니까요. 그럼 왜 하필 10%일까요? 시장가격에서 크게 벗어난 비율을 막자는 취지고, 스팩에만 30%를 허용한 건 그 회사가 현금만 보유한 명목상의 법인이라 시가 자체의 의미가 다르기 때문으로 읽힙니다.

상장·비상장 간이면 기준이 달라집니다. 상장사는 기준시가를 쓰되 기준시가가 자산가치에 미달하면 자산가치로 할 수 있고, 비상장사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가중산술평균한 가액을 씁니다. 그런데 시행령은 "가중산술평균"이라는 방식만 정하고 자산가치·수익가치의 산정 방법과 가중치는 금융위원회 고시에 위임합니다. 저는 이 위임 구조 자체를 유의해서 봅니다. 시행령만 읽고 가중치를 기억으로 적용하면 개정 시점을 놓치기 쉽거든요. 실제 산정에서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을 직접 확인하셔야 합니다.

같이 들어온 금지 조항, 그리고 평가기관 제한

주권상장법인이 다른 법인과 합병을 하려는 경우에는 합병으로 존속되는 회사는 자신이 보유하는 합병으로 소멸되는 회사의 주식과 합병으로 소멸되는 회사의 자기주식에 대하여 신주를 배정하거나 자기주식을 이전해서는 아니 된다.
(시행령 제176조의5 제7항)

정작 이 조항은 두 가지를 함께 금지합니다. 존속회사가 이미 갖고 있던 소멸회사 지분에 신주를 배정하면 지배주주 지분율만 올라가고, 소멸회사의 자기주식에 대가를 주면 결국 소멸할 주식에 신주를 발행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입니다. 둘 다 다른 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킵니다.

평가를 맡길 수 있는 곳도 제9항이 세 유형으로 한정했습니다.

  • 인수업무를 인가받은 자
  • 신용평가회사
  • 「공인회계사법」에 따른 회계법인

감정평가법인이나 그 밖의 자문사는 여기 없습니다. 사실 실무에서 자문을 맡는 기관과 평가를 맡을 수 있는 기관이 같지 않다는 점을 놓치기 쉽죠. 계열회사와 합병하는 경우에는 평가기관 선정에 감사의 동의(감사위원회가 있으면 그 의결)를 받아야 하고요. 독립성 제한도 있습니다. 평가기관이 대상 회사와 금융위가 정한 특수관계에 있으면 평가할 수 없고, 회계법인이 외부감사법에 따라 그 회사에 대한 감사업무 제한 조치를 받았다면 그 기간에는 그 회사를 평가할 수 없습니다.


합병 공시를 볼 때는 산식이 적용되는 거래인지보다 이사회 의견서에 반대 사유가 적혀 있는지를 먼저 보시길 권합니다. 산식은 계열사 간 합병에만 남았지만, 그 문서는 모든 상장법인 합병에 남습니다.


참고 법령

(분석의 성격과 한계) 본 글은 공개된 법령을 바탕으로 제도를 설명한 것입니다. 작성자의 주관적 판단이 포함될 수 있으며, 특정 시점의 자료를 기준으로 하므로 실제 현황과 다를 수 있습니다.

법령과 고시는 개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적용 시 최신 내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